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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의 임상적 특징과 사례, 치료

임상심리학/이상심리학

by 셀리스트 2023. 2. 2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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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의 사례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인 K군은 6개월째 왼쪽 다리를 오므리지 못해 다리를 질질 끌며 다니고 있다. 6개월 전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왼쪽 다리를 다쳐 조금씩 절게 되었다. 심한 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모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고 내버려 두었다.

 

그러나 K군은 점점 더 다리를 심하게 절기 시작했고 급기야 왼쪽 다리를 오므리지 못하게 되었다. 정형외과를 방문하여 여러 가지 검사를 했으나 아무런 신체적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으며, 의사는 K군이 다리를 오므리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부모의 말에 따르면, K군의 다리를 걱정해 주는 여러 사람 앞에서는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고 한다. K군은 이란성쌍둥이의 동생이었다. 형은 K군보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해서 학급 반장을 하고 있었다. 요즘 K군은 다리를 펴지 못해 걸을 수 없기 때문에 아빠가 업어서 등교시키고 있으며 하교 시에는 엄마와 형이 도와주고 있다.

 

부모는 K군이 이러다가 한쪽 다리를 완전히 못쓰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주변 대도시의 큰 병원을 뛰어다니며 치료방법을 찾고 있다. 여러 대형 종합병원을 다니며 K군이 나타내는 다리 문제의 원인과 치료방법을 몰라 K군의 부모는 애간장이 타고 있다.


 

주요증상과 임상적 특징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는 K군의 경우처럼 주로 신경학적 손상을 시사하는 한 가지 이상의 신체적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를 말하며, 기능성 신경증상 장애(Functional Neurological Symptom Disorder)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환 장애에 대한 DSM-5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의도적인 운동 기능이나 감각 기능의 변화를 나타내는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어야 한다.

둘째, 이러한 증상과 확인된 신경학적 또는 의학적 상태 간의 불일치를 보여주는 임상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

셋째, 이러한 증상이 다른 신체적 질병이 정신장애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나 손상으로 인해서 현저한 고통을 겪거나 일상생활의 중요한 기능에서 현저한 장애가 나타날 경우 전환장애로 진단된다.

 

전환장애는 과거의 ‘히스테리’ 또는 히스테리성 신경증‘(hysterical neurosis)이라고 불렸으며 Freud가 정신분석학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 장애이기도 하다. 전환장애라는 명칭은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난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전환장애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운동기능에 이상을 나타내는 경우로서 신체적 균형이나 협응 기능의 손상, 신체 일부의 마비나 기능저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불성증(aphonia), 소변을 보지 못함, 음식을 삼키지 못하거나 목구멍이 막힌 듯 한 느낌 등이다.

 

둘째는 감각기능에 이상을 보이는 경우로서 신체 일부의 촉각이나 통각 상실, 물건이 이중으로 보이는 이중시야, 물건을 보지 못함, 소리를 듣지 못함, 환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부감각의 이상을 호소할 때는 흔히 장갑이나 양말을 착용하는 손이나 발의 부위에만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신경 구조상 이러한 양상이 나타날 수 없으며 이는 환자의 지식이나 생각이 감각 장애의 분포 양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타난다.

 

셋째는 갑작스러운 신체적 경련이나 발작을 나타내는 경우이다. 갑자기 손발이 뒤틀리거나 경련을 일으키고 감각마비나 특이한 신체감각을 나타내는 경우이다. 갑자기 손발이 뒤틀리거나 경련을 일으키고 감각마비나 특이한 신체감각을 느끼는 경우로서 흔히 이러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된다.

 

네 째는 위의 세 가지 경우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전환장애 환자는 자신이 지닌 증상의 심각성에 비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무관심한 태도(la belle indifference)를 특징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전환장애는 대도시보다는 시골 지역에 거주하고 사회경제적 지위와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보다는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며, 10세 이하의 아동은 걸음걸이 문제나 경련에 국한된 증상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처음 발병은 일반적으로 후기 아동기나 초기 성인기에 일어나고, 10세 이전이나 35세 이후는 드물다. 전형적으로 전환증상은 짧은 기간 동안 지속되며, 전환장애로 입원한 환자들은 대부분 2주 이내에 증상이 완화되지만 1년 이내에 20~25%가 재발된다.

 

 

원인과 치료

 

Freud는 전환장애가 무의식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려는 욕구와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타협으로 생긴다고 보았다. 한쪽 팔이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히스테리 증상을 나타냈던 20대 여성인 Anna O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Freud는 Anna가 병상에 있는 아버지를 간호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성기를 만지고 싶은 욕망과 그 죄책감에 대한 무의식적 타협으로 증상을 나타내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팔의 마비는 아버지의 성기를 만지려는 욕망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그러한 욕망을 품었던 자신에 대한 자기 처벌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죄책감을 완화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전환장애는 오이디푸스 시기에 생기는 수동적인 성적 유혹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다.

 

사춘기의 성적 욕구는 어린 시절에 겪었던 충격적인 성적 경험과 관련된 두려운 감정과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로써 흔히 억압이 사용되며 성적 흥분을 신체증상으로 전환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성적 외상은 반드시 실제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상상이나 환상인 경우에도 전환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고 Freud는 주장하였다.

 

Lazare(1981)는 전환장애가 성적 충동 외에 공격성이나 의존성과 관련된 충동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정신분석적 입장에서는 전환장애를 심리성적 발달과정의 오이디푸스 갈등에서 유래하는 특정한 성적 갈등이 억압되어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신체적 증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에는 성적 갈등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적 갈등이 전환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행동주의적 입장에서는 전환증상을 충격적 사건이나 정서적 상태 후에 생기는 신체적 변화나 이상이 외부적으로 강화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Barr와 Abernathy(1977)는 전환증상이 좌절스럽고 고통스러운 경험에 대해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한 반응이라고 보았고, Kimball과 Blindt(1982)는 전환증상이 다른 사람을 조작하고 주의를 끌며 특권을 누리고 불쾌한 과제나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Nemiah(1985)는 어린 시절에 나타난 경미한 신체적 마비 증상이 불안이나 사회적 부담을 덜게 하는 반복적 결과를 초래하게 되면 이러한 전환증상과 불안감소의 연합이 형성되어 불안이 생길 때마다 전환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설명은 신체화장애에 대한 설명과 매우 유사하지만, 전환장애는 주로 극적인 충격적 사건 이후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생물학적 입장에서는 전환장애가 뇌의 손상이나 기능이상 때문에 나타난다고 본다. 전환장애 환자들이 주의와 각성의 장애를 나타내고 자신의 증상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나타내는 이유는 대뇌피질과 망상체의 기능이상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Whitlock, 1967).

 

전환장애 환자의 70%가 몸 왼쪽부분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 근거하여 우반구의 이상이 관련된다는 주장도 있다(Bishop, Mobley, & Farr, 1978). 그러나 전환장애의 생물학적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환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은 잘 개발되어 있지 않다. 전환장애를 나타내는 사람은 흔히 신체화경향을 함께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체화장애에 적용되는 치료방법이 사용된다.

 

특히 전환장애 환자를 치료할 때는 전환증상을 유발한 충격적인 스트레스 사건을 확인하고 이러한 부정적 상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이를 제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치료자는 환자가 전환증상으로 인해 얻게 되는 이득(secondary gain)을 세밀하게 확인하여 이를 제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협조를 얻어 환자가 나타내는 전환 증상에 대한 지지 적이고 강화적인 효과를 감소시키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이 밖에 전환 장애의 치료에는 최면치료가 적용되기도 하며 불안장애를 동반할 경우에는 항불안제가 처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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