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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에서의 대상관계와 자아기능] - 뇌손상과 자아

임상심리학/심리치료

by 셀리스트 2023. 6. 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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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손상과 자아

자기 심리학은 그 이론에서 자아를 고려 대상에서 배제하고 치료자의 활동을 자기-대상 방응과 공감적 조율로 분명하게 제한한다. 아래 예에서 치료자는 처음에는 그런 접근을 채택했다.
 

39세의 회계사인 C 씨는 1년 전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당한 이후로 분노폭발을 더 자주 일으킨다고 불평했다. 그 사고에서 그의 아들은 다리부상을 입었는데 잘 낫지 않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이전에는 이해심이 많고 지지적이었으나 이제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돌렸다. 비록 양쪽 보험사가 상대 운전자에게 잘못이 있었다고 했음에도 말이다. 부부 갈등이 심해지면서 그는 직장에서 집중할 수 없었다.

반복되는 악몽으로 수면장애도 있었다. 그는 사고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신경과 전문의는 남아 있는 뇌손상이 없다고 안심시켜 주었다. 뇌에 대한 MRI 결과도 정상으로 나왔다.

첫 회기에서 치료자는 환자의 상실감과 자신이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듯한 느낌에 대해 공감했다. 그가 응집성의 상실을 경험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경험으로 보였다.

 

자기 심리학 이론에 기초한 치료자의 가정은 임상자료와 잘 맞아떨어졌다. 환자의 아들, 환자 자신의 중요한 측면을 나타내기도 했을 그의 아들이 다쳤다.

그의 결혼생활과 일이 점차 무너지고 있었다. 한때 그가 버티게 해 주는 자기-대상 기능을 제공해 줬던 배우자와 상사는 점차 그를 봐줄 수 없었다. 그들은 더 이상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차의 물리적 구조물이 산산조각 나고  파괴되는 꿈 이미지가 되풀이되는 것은 그가 입은 신체적 외상 자체뿐 아니라 그의 상실에 대한 상징이었을 수 있다. 아마 그의 분노폭발은 응집감을 되찾기 위한 퇴행적이고 과대한 시도였을지도 모른다. 

 

몇 회기에 걸쳐 환자는 아동기의 유사한 파편화 경험을 되짚어 보았다는데, 그때 그의 부모는 그들의 이혼에 너무 몰두하여 그에게 관심을 찾지 못했다.

치료자는 환자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공감해 줌으로써 그가 직접 환자를 위해 계속해서 버티게 해 주는 자기-대상 기능을 제공하면, 응집성과 타인과 관계하는 한 사람으로서 가치에 대한 감각이 C씨안에서 되살아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런 접근으로 치료자가 많은 환자를 돕는데 성공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환자는 점점 더 불안해하고 짜증스러워했다.

어쩌면 공감이 주는 감정적인 친밀함이 어떻게든 그에게 위협감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치료자는 전략적으로 감정적으로 감정적인 면에서 약간 뒤로 물러났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환자는 치료자가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격분했다.

공감에서 벗어난 것이 그의  분노를 자극했던 것 같았기 때문에 치료자는 환자와 감정적으로 접촉하기 위해 그의 격한 분노에 공감했다. 

자기 심리학 문헌에서는 부정적 전이 혹은 치료자에 대한 분노는 공감의 실패에서 비롯되며 치료자는 반드시 그 실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Adler, 1992).
 

그러나 C 씨는 치료자가 분노에 공감했을 때 여전히 더 화가 난 상태가 되어 사무실을 뛰쳐나갈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몇 회기에서 환자의 분노에 대한 치료자의 공감은 늘 분노를 더 키웠고, 분노는 거의 위험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C 씨는 치료자의 이해를 통해 진정되거나 안도감을 느끼지 못하였다. 공감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치료자는 이런 식의 접근으로 자신이 할 수있는 만큼 했다는 것을 깨닫고 다행히 그의 상식의 중재로 자신이 선호하는 기법에서 벗어났다.
 

어느 한 회기에 환자가 마구 고함을 지르자, 치료자가 자연스럽게 말했다. "C 씨, 잠시만 진정해 보세요.

상황이 나아지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같이 생각해 봐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몇 가지 있어요. 몇 번 심호흡하고 진정하고 그런 다음 이것에 대해 생각해 봐요."
환자는 곧바로 진정됐다.

치료자는 자문을 구한 후 환자가 이전에 받았던 정신상태검사와 운동 및 감각 기능에 대한 신경학적 검사 그리고 MRI보다 더 정밀하게 자아기능을 점검하기 위해 환자가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받도록 의뢰했다. 환자는 최근의 기억을 사용하고 복잡한 자극에 집중하고 그런 자극을 추상화하고 처리하는데에서 눈에 띄는 어려움을 보였다.

이전의 학업과 직업수행에 비춰 봤을 때 이런 결함은 새로운 것이고 아마 자동차사고로 인한 것으로 보였다.


자아기능을 관계에 포함시킨 C 씨의 대상관계패턴은 이제 <표 2-1>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표 2-1> 위협을 느끼고 분개하는 대상관계

자기 감정-감각 대상
손상된 분개한, 긴장한 위협적인
 자아기능
지각은 과도하게 깨어 있는 상태. 장기적 사건에 대한 기억은 온전하나 최근 사건과 사고 시점에 대한 기억은 손상됨. 인지는 구체적이고 복잡한 자극을 처리하거나 상반되는 것을 마음속에 동시에 보유할 수 없음. 정서조절이 미약함. 행동은 충동적이고 조절이 안됨. 자기기대의 조절이 손상되어 기대 조절이 되거나 안되거나 둘 중 하나임.

대상과의 관계속에서 느껴지는 감정 경험에 초점을 두는 자기 심리학은 대체로 대상관계 접근과 양립할 수 있다. C 씨의 치료자는 앞서 제1장에서 제시한 A 씨의 치료자의 접근과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A 씨와 달리 C 씨는 유기적으로 손상된 통합적 자아기능을 갖고 있었는데, 그의 치료자는 자기 심리학 내에서 이런 상태를 개념화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그 치료자는 직관적으로 접근을 바꾸었고 자문을 구했다.

A 씨는 이 환자와 달리 통합하고 변별하는 복잡한 정신 과정을 수행할 수  있었다. 기계론적 이론의 렌즈를 통해 그가 비치는데 대해 실망한 것에 관해 정신과 의사가 공감했을 때, 그는 상반되는 것을 마음속에 동시에 유지할 수 있었고, 그를 잘못 이해했던 사람에게 이해받는다고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이해받았다고 느끼자 잠재적으로 양호한 그의 자아기능이 자동적으로 잠재력을 완전히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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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C 씨는 더 이상 복잡한 자극을 처리하거나 추상화하거나 감정을 조절할 수 없었다. 화가 났을 때 그는 치료자가 자신이 환자를 잘못 이해했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해 치료자의 공감에 반응할 수 없었다. 만약 치료자가 그의 분노에 공감함으로써 그 감정의 타당성을 인정하면 C 씨는 그런 타당화를 구체적인 수준에서 반응하여 자신이 더 분노할 수 있는 정당성으로 받아 들었다.

그는 자기감정을 반추하지도 자신을 진정시키지도 못했다. 치료자가 분노와 파편화 경험에 대해 공감했을 때, 그는 치료자가 자기와 함께  그런 감정에 압도당해서 자기를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는 더 불안해졌다. 만약 치료자가 이 치료에서 공감하는데 실패했다면, 그것은 정보를 다루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이 환자에게 얼마나 좌절을 안겨다 주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한 데서 비롯됐을 것이다.

자기 심리학은 공감이 유일한 합법적인 관찰도구이고, 공감은 지각-운동-인지기능이 아닌 오로지 정서와 자기 경험만을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아기능에 대한 어떤 용어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기 심리학은 뇌의 병리로 인한 결과를 다루는데 심각한 한계가 있다.

C 씨 사례에서 치료자가 오로지 환자의 자기 경험만을 고려하는 동안 환자는 악화됐다. 치료자는 자신의 이론에서 벗어나 환자의 손상된 자아기능을 평가하고 환자를 위해 이런 기능의 일부를 수행해야 했다.

즉, 그는 환자의 현재 주관성 밖으로 나와 다른 어떤 것, 즉 외부 관점에서 침착하게 숙고하는 기능을 도입해야 했다. 치료자가 환자를 대신해 이런 자아기능을 수행했을 때, 환자는 비록 스스로 유연하게 생각할 수는 없었지만, 즉각적으로 진정되었고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치료자는 마침내 C씨의 아내에게 그의 뇌손상에 대해 말했고, 남편을 위해 그녀가 자아기능을 수행하고, 그녀 자신을 진정시킴으로써 남편을 진정시키고, 분명한 지시와 칭찬을 하며, 구체적이고 성취가능한 과업을 제시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결국 C 씨의 아내를 다른 치료자에게 의뢰했는데, 이 치료자는 그녀의 상실과 그녀가 남편을 너무도 배려하면서 자기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런 문제를 다루면서 그녀는 남편을 탓하는 자신의 성향을 극복했고, 그녀 자시의 애도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자신의 상실을 결코 애도할 수 없었다. 

 
Klein과 Riviere(1964)가 언급했듯이, 애도(grieving)는 감정적으로 상반된 것을 동시에 마음에 두는 능력, 즉 사람과 사물을 현재 모습이나 과거의 모습대로 소중히 여기지만, 여전히 그들의 현재 결점이나 부재로 인해 실망하거나 상처받은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을 요구한다.

C 씨는 그 사고나 아들과 그 자신의 건강 및 그의 이전의 직업적 능력의 상실에 대해 슬픔을 느끼거나 수용할 수 없었다. 이런 주제는 그가 논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화만 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는 비록 장기기억 속에서 과거의 온전한 대상관계를 기억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상반된 것을 동시에 마음에 보유할 수 있는 자아능력이 없었다.

 

C 씨의 치료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의 한계에 대해 그 자신의 애도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즉 실망에 대처하려고 그 자신의 자아기능을 활용함으로써 그는 조금이나마 환자를 도울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환자와 그의 가족에게 의미 있는 실질적 가치가 있었다.

 
구조적인 뇌손상이 있고 그로 인한 신경심리학적 결함이 있는 사람은 자기-대상관계를 고려할 때 자아기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보여주는 분명한 예시를 제공한다.

자기심리학의 자기와 자기- 대상의 이중구조, 혹은 심지어 대상관계이론의 자기-정서-대상이라는 개념조차도 자아개념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이런 임상적 상황을 개선하기에 충분치 않다.

 
 

출처 - 심리치료에서의 대상관계와 자아기능/N. Gregory Hamilton 저/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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