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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책 15분 독서) 2. 피학성 환자(THE MASOCHISTIC PATIENT)[임상실제에서의 면담]

임상심리학/이상심리학

by 셀리스트 2024. 6. 2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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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피학성 환자

(THE MASOCHISTIC PATIENT)

[임상실제에서의  면담]

 

면담의 진행 MANAGEMENT OF THE INTERVIEW

 

피학성에 대한 내부와 외부의 시각 Inner and Outer Views of Masochism

 
피학성 환자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과 다른 사람들이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들은 자신을 겸손하고,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위할 줄 알고, 경쟁적이지 않고, 순응적이고, 관대하고, 소심하고, 공격적이지 않은 사람 - 다른 사람을 용서해주고, 쾌락보다는 책임감을 우선으로 하고, 자신보다 타인의 욕구를 먼저 생각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 각각은 더 이상 사람들의 사랑과 칭찬을 받지 못하게 되었을 때 더 이상 적응적이지 못하게 된다. 대신 그러한 성향이 너무 지나쳐 버리거나 또는 타인을 통제하고 죄책감을 유발하려는 강한 무의식적 동기가 눈에 두드러지게 되어, 사람들은 이들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치료자가 피학성 환자와의 면담 시간 도중에 급한 전화를 받게 되었다. 환자는 자리를 피해주려 하였다. 환자는 "선생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걸 볼 때마다 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이때 치료자가 이는 치료자로부터 각별한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행동이라고 해석해주거나 혹은 이는 감춰진 분노감을 덮어버리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고 말해주게 되면 환자는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끼면서 상처를 받는다. 환자가 하려는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거나 또는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한 예라고 해석해주는 편이 더 낫다.
 

지나친 겸손과 독선

Excessive Modesty and Self-Righteousness

겸손하면서 자신이 옳다고 고집하는 경향 때문에 종종 치료자는 환자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지거나 때로는 짜증이 나 지루해지면서 아무 말도 하고 싶어지지 않게 된다. 이러한 역동을 해석해주게 되면 환자는 순전히 오해를 받았다고 느끼게 된다. 이 환자들은 대놓고 언쟁을 벌이지 못하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져버리게 되어 결국 자존감은 더욱 떨어진다. 치료자는 환자에게 자신의 주장을 피면서 좀 더 경쟁적이 되라고 용기를 주고 싶어진다.

이는 환자의 기분을 더욱 상하게 할 뿐인데, 왜냐하면 이들은 자신이 그렇게 하면 사람들을 멀어지게 하거나 분노를 사게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순응적이면서 협조적인 경향때문에 이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학대를 받아들이며 그런 다음 자신이 받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불평을 한다. 또다시 치료자는 맞서 싸워서 자신의 권리를 찾으라고 환자를 종용하고 싶어진다. 이러한 방법은 좋지 못한 결과를 낳는다. 사람들을 묵인해주는 것이 자신이 받아들여지는 방법이라고 믿는 이런 환자를 치료자는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이 환자들은 다른 사람의 바람을 그대로 따른다. 이런 지속적인 자기희생 때문에 이들은 남들이 자신의 바람에 대해서는 신경써주지 않는다고 느낀다 임상가는 자신의 바람을 알리도록 환자를 북돋울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이 환자를 미묘하게 괴롭히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 제일 먼저 자신의 면담시간을 변경해줄 사람으로, 싫긴 하지만 자신의 불만을 억누른 채 치료자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그대로 묵인을 해준다.

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점들이 드러난다. 이 환자들은 행동에 대해 두 가지 기준을 갖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타인들에 대해선 허용적이면서 실수의 여지를 주는 것이며, 또 하나는 스스로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기준이다. 하지만 자신을 판단하는 데에 높은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타인들에 대해 보상적인 도덕적 우월감을 갖게 된다. 치료자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이런 태도가 공격적이라고 느껴져 환자에게 거부감이 들게 된다. 이런 점을 바꿔주려 하면, 환자들은 치료자가 자신의 몇 안 되는 장점마저 없애버리려 한다고 느낀다.
부끄러워하며 눈에 띄지 않으려는 모습 때문에 이들은 종종 무관심하고, 주고받는 현실적인 관계를 맺기 꺼려하는 듯이 보인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이들은 침울하고, 고집스러우며, 죄책감을 유발시키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무관심한 사람이며, 사랑을 받거나 주지도 못하고 자신의 불행에 대해 불평을 하는 도덕적으로 우월한 순교자들이다.
 

2023.07.05 - [임상심리학/심리검사] - 1. 양극성 장애 환자의 심리평가에서 자주 나타나는 반응

1. 양극성 장애 환자의 심리평가에서 자주 나타나는 반응

양극성 장애 환자의 심리평가에서 자주 나타나는 반응 1) 주호소'우울하다' '무기력감' '짜증' '술을 자꾸 마시게 된다' '출산 후 우울감' '남편에 대한 미움과 원망' '참을 수 없는 분노' '불면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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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행동 Treatment Behavior

해석을 해주게 되면 피학성 환자들은 더 나빠지는 기분을 느낀다. 이들은 어떻게 치료자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수 있느냐며 치료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이 환자들은 무의식적으로는 매우 경쟁적이어서, 임상가가 더 우월하다고 생각되면 화가 나 치료자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적개심을 드러낸다. 해석은 환자의 자존감에 치명타가 되어, 자신은 불완전하고 무가치하다는 주관적인 생각은 더욱 견고해진다.

피학성 환자들은 종종 부정적인 치료 반응을 보인다. "자신이 나쁘다는 증거를 찾으려는 듯이 보이네요. 그 반대에 대해선 간과하거나 축소시키려는 것 같습니다"라고 해석해줄 수 있다. 환자의 치료 경과 중에서도 이와 동일한 반응이 나타난다. 이들은 실패만 계산하지 성공은 세어 보지 않는다. 피학적인 치료자들은 이와 동일한 양상에 사로잡혀 아무런 건설적인 결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환자의 믿음에 동조하게 된다.

해석은 직접 대놓고 거절당한 것이라고 느껴진다. 이 환자들은 "선생님은 절 좋아하지 않으세요" 또는 "전 선생님께 진짜 골칫거리일 뿐이죠"라고 말한다. 사랑을 갈구하고 있으면서도 이 환자들은 거절당하는 느낌이 드는 순간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변화나 호전의 가능성을 뜻하는 짧은 안도감이 느껴지는 순간 이 환자들은 신경증적인 두려움을 갖게 되는데, 이때 경쟁자에 의해 짓밟히거나 남들의 시기를 살 것이라는 두려움 같은 성공에 따르는 위협감이 함께 동반된다. 이는 대부분 무의식적인 과정으로, 의식적으로 이러한 생각을 하는 자기애성 환자의 역동과는 대조된다.

이 환자들은 불안한 모습으로 남들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예를 들어 임상가에게 "결정을 못 내리겠어요; 선생님이 저 대신 결정해주세요"라고 말한다. 면담가가 "글쎄요, 좋은 기회 같은데요"라고 대답하면 환자는 "오, 선생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너무 기뻐요. 임금 삭감을 받아들였어야 했거든요"라고 말한다. 면담가는 아까 한 조언을 철회하면서 환자에게 그런 중요한 정보를 왜 얘기하지 않았는지 물어봐야할지 아니면 그냥 그대로 있어야 할지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첫째로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임상가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질 수 있다.

둘째로 비난으로 느껴질 수 있다.

셋째로 환자가 행동으로 폭발하여 임상가를 비난할 위험성이 커진다.

치료자가 위에서처럼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으면, 환자는 "여쭤봐서 죄송해요. 이 문제는 제 스스로 해결해야 되는 거죠"라고 말한다. 조언을 얻지 못한 것에 환자가 화가 났음을 해석해주려 하면, 환자는 "제가 얼마나 어린애 같은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죠"라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더욱 질책한다.

피학성 환자들에게 자유 연상을 해보도록 시키면 이들은 전형적으로 "아무것도 안 떠올라요" 또는 "지난번에 뵌 후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이야기할 거리를 생각해내려고 애쓰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이 환자들의 주관적인 삶은 매우 협소하다. 이들의 환상은 구체적인 것들로, 자신의 실패, 부적절감에 대한 죄책감, 현실 문제에 관한 것들이다. 이들은 행동에 대해 비역동적으로 설명하기를 좋아하여, 생물학적 설명이나 유전적 해석에 관한 논문을 가져오기도 한다. 동시에 해석에 대한 이들의 보편적인 반응은 "선생님이 맞아요: 다 제 잘못이죠"이다.
 

공감 Empathy

피학적 성격 경향은 대개 단지 환자가 의식적으로 느끼는 행동 측면에서만 긍정적인 적응적 가치를 갖는다. 치료자가 이러한 긍정적인 적응적 측면에 대해 언급해주지 않으면, 치료 동맹은 위태로워지며 면담은 성공적이지 못하게 된다. 환자는 자신의 순교자적인 태도를 존경받을만한 경향인 이타주의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태도는 자신이 경쟁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바람직한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이 환자들은 학대를 받아들이는 것과 협조적이고 순응적인 것을 혼동하며, 이러한 행동에는 무의식적으로 고통을 추구하려는 동기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치료자가 초반부터 마주치게 되는 이들의 전반적인 도덕적 우월성에 대해 이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용서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느낀다. 이렇듯 표면적으로 관대한 것 이면에는 다른 사람들의 문제점들을 기록해두면서 무의식적으로 즐거워하고 있는 것임을 이들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환자들은 자신을 관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타인을 조종하기 위해 무언가를 준 뒤 이에 대한 보답으로 그 사람이 무언가를 되돌려주려 할 때 그럴 기회를 빼앗아버리는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이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자신은 부끄럼 많고 강요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사람들은 자신을 무관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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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공한 사업가가 첫 면담에서 "제 아이들은 고마워할 줄 몰라요. 걔네들을 위해 전 연금부터 해서 다 준비해줬어요. 하지만 걔들은 제 생일을 축하해주기는커녕 기억조차 못하더군요. 제 생일을 제가 직접 챙겼습니다"라고 호소하였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유럽에서 성장한 그는 어렸을 때 많은 박탈을 경험했었다. 부모를 위해 헌신했으며 아버지의 사업이 파산되는 것을 막아주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막대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다. 부모는 그의 성공과 헌신에 대해 전혀 인정해주지 않았으며 돌아가실 때까지 그를 비난했었다.
그는 자신의 자녀와의 관계에서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었다. 그는 아이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너그러우면서도 동시에 독립을 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려 할 때엔 심하게 반대를 하였다. 그는 아이들을 조종하기 위해 돈을 주었고 아이들이 무심해지거나 "생일을 몰라줄 때" 면 상처를 받곤 하였다. 그가 느끼기기에 자신은 "옳았고, 아이들은 "나빴다." 그는 화가 나 있음을 인정하지 않았고, 자녀들의 "무심한 행동에 당혹스러워했다. 그는 "괴로움에 진저리가 나요"라고 호소하였다. 치료가 진행되면서 점차 그는 자신이 고통을 원하고 있으며, 관대함 뒤에는 피학적인 측면이 감춰져 있음을 다시 말해 통제를 하고 있지만 인정 못 받고 거부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음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매달리고 무력하고 의존적인 아이 역할을 하려는 환자의 행동에 대해 섣불리 해석해주어서는 안 된다. 치료 초반에는 어떻게 할지 알려달라는 환자의 질문과 요청에 대답해주면서 상호작용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실 생활에서의 결정을 대신 내려주어서는 안 된다. 환자가 "제 어머니에 대해 더 듣고 싶으세요?" 혹은 "선생님이 제 이야기에 지루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라고 말한다면, 초반부터 이런 언급에 대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그러나 해석은 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다뤄줘야 한다.

환자에게 "왜 제가 결정을 내려주길 원하시는 거죠?"라고 물어서는 안 된다. 대신 어떤 결정에든 위험성이 있음이 두려워 환자가 결정을 내리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초반부터 해석해줄 수 있다. 환자가 동의한다면, 임상가는 각 결정들의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검토해본 뒤 어느 쪽 고통이 견뎌내기 더 나을지 환자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런 다음 임상가는 "지금까지 우리는 결정을 내리는 것에 있어 부정적인 요소에 대해 주로 생각해봤습니다. 그럼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도록 합시다”라고 짚어줄 수 있다. 사랑과 따스함의 감정이 생겨나 환자의 무의식적 적개심이 어느 정도 중화되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피학적 성향은 억압된 분노가 드러나게 되는 것을 견뎌낼 수 있게 된다.

우선 임상가는 걱정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지지해주는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치료 초반부에 이런 환자에게는 전이를 상당히 많이 충족시켜주는 것transference gratification이 필요하다. 피학성 환자들은 박탈을 견뎌내기 힘들어 하므로 임상가는 침묵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 초반에는 과거력 청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장점과 건강한 기능 영역에 대해 알아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동안 충분히 힘드셨던 것 아닌가요?" 혹은 "충분히 스스로를 벌주시지 않았나요"라는 언급 같은, 환자의 무의식적 죄책감을 덜어줄 수 있는 개입이 도움이 된다.
 

2023.03.11 - [심리건강치유] - ㅡ우울증 관리를 위한 20가지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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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관리를 위한 20가지 식품 우울증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정신 건강 장애입니다. 우울증 관리를 위해서는 약물과 치료가 종종 필요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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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적 정신치료expressive psychotherapy를 하고픈 환자의 동기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때로는 필요하다. 피학성 환자들은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데, 왜냐하면 이들은 새로운 점을 발견할 때마다 자신의 부적절감과 무가치감이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에 대해 치료 초반부에 탐색해볼 수 있다.

환자가 면담가의 언급을 비난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지 주의 깊게 들어봐야 한다; 공감적인 태도로 환자의 관심을 유도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환자는 "제가 그 말씀을 비난으로 느꼈다니 죄송해요; 전 제대로 알아듣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라며 이를 또 다른 비난으로 바꿔 듣는다. 피학적인 면담가는 "오, 아닙니다, 그건 제 실수입니다"라고 말하게 된다. 이러한 태도는 환자의 피학성을 강화시킬 뿐이다.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 표출될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미리 중재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그런 다음 개입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분석해주어야 한다. 이는 종종 직접적인 조언보다는 질문의 형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한 재무담당자는 작년에 자신이 채결한 계약이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것 같다며 "회사를 그만 두려구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업무수행은 보통 수준이었으며 이를 보상하려고 열심히 하고 있었다. 면담가는 "다른 직책을 제안 받지 않으셨던가요? 일이 잘 풀렸던 해가 아니라고 말씀하셨었는데요"라고 물었다.
사직하겠다는 위협은 그의 피학성이 행동으로 표출된 것으로, 그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고 있던 것이었으며, 이에 환자는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위협을 철회하였다. 더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환자는 면담가의 말을 자신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며 비난받았다고 느꼈음이 드러났다. 면담가는 자신의 말이 그런 뜻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해주었다.

타인에 대해 분노감을 갖고 있음을 환자가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된 다음에는 임상가는 어떻게 해서 자기-처벌적인 행동이 환자 자신뿐 아니라 실제로는 타인들까지 벌주게 되는 것인지를 지적해줄 수 있다. 환자가 우울해하지 않으면서 그 해석을 받아들인다면, 이후 치료자는 다른 사람들한테 화가 나 있는 자기 자신을 벌주려 하는 것임을 해석해줄 수 있다. 환자가 우울해하는 반응을 보인다면, 사람들의 사랑을 잃어버릴 것을 두려워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좀 더 참지 못 했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해줄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우울을 통해 환자는 자신의 죄를 속죄하고 있으며 고통을 받음으로써 자신을 공격했던 타인으로부터 다시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자신이 얼마나 괴로워하고 있는지, 그에게 미안해하고 있는지를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길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환자가 사랑과 혼동하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구조임을 임상가는 설명해주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환자가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나갔음에도 행동양상이 전혀 변하지 않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임상가는 "좋습니다. 당신의 어머니를 충분히 벌주신 것 아닌가요?"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초기의 개입이 아니다. 피학성 환자에게는 유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환자들은 어김없이 조롱받았다고 느끼며 부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피학성 환자들은 분노감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을 굉장히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임상가는 분노와 가장 근접한 받아들일 수 있는 감정은 이들이 "실망disappointment"이라 부르는 것임을 알게 된다. 임상가는 환자로 하여금 중요한 타인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이로 인해 상대방이 분노로 대항하여 죄책감이 들게 되더라도 이에 적응될 때까지 계속하도록 끊임없이 용기를 주어야 한다. 치료 도중 피학성 환자들은 종종 자신의 치료자에게 "실망" 했다는 얘기를 반복하곤 한다.

한 환자는 "전 선생님께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었지만 환자로서 선생님을 실망시킬 뿐이네요. 전 인정받을 자격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는 환자에게 "실망"은 두 갈래길로 나뉜다는 점을 보여줄 기회가 된다. 치료자가 자신에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 자신을 "실망" 시켰기 때문에 자신 또한 속으로는 치료자에게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자는 "제가 당신의 노력에 대해 경의와 인정을 보여주지 못했고 당신에 대해서도 애정을 표하지 못했으므로 사실 당신은 저에게 실망을 하셨을 겁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느끼지 마십시오"라고 말해주었다. 이 과정에서는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랑을 표현하지 않아 속으로 실망했었다는 아버지에 대한 실망감을 기억해내었고, 이는 그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지배하는 방식이었다. 피학성 환자들은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확신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데에 매우 어려워하며, 따라서 역으로 사람들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들이 속으로 확신하고 있던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될 지도 모를 상황을 피하려 든다.

이후의 치료에서 임상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심리적 설명을 환자가 반박하고 있음을 지적해주면서, 행동의 유전적 내분비적 이론에 대해 환자가 질문하고 언급하는 것은 비난받을 것에 대해, 즉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성 부분에서 환자가 구별해내지 못하고 있는 무언가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임을 해석해줄 수 있다. 또한 환자는 정신치료가 느리게 진행되는 것을 불만스러워하며 치료가 아무 소용없을지도 모를까봐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임상가는 알고 있어야 한다.

피학성 환자들은 무의식적 죄책감과 두려움, 부적절감 등을 자기파괴적인 행동의 형태로 표출을 한다.
피학적 성향을 가진 한 중년 여성이 눈보라가 치는 날 신발 대신 부츠를 신고 면담에 왔다. 부츠를 벗은 뒤 그녀는 평소와 다르게 자신의 발을 치마 속으로 감추며 자리에 앉았다. 임상가가 이에 대해 묻자 환자는 자신의 발은 조금 이상하게 생겨서 샌들을 신거나 해변에 가는 것을 꺼린다고 털어놓았다. 이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임상가는 예전 면담 때 거세castration에 대한 그녀의 전치된 감정displaced feeling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과 연결시켜주었다.

녀는 해석을 이해하는 듯이 보였고 이를 직업에서의 억압과 연결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택시에 서류가방을 두고 내렸고, 그날 밤 깜깜한 방에서 문에 부딪혀 머리가 찢어졌다. 행동과 해석 자체를 연결시켜보기에 앞서 해석에 대한 환자의 감정반응에 대해 먼저 해석해줄 필요가 있었다. 수치심과 부적절감이 방어적으로 자기-처벌적인 행동으로 전치되었던 것이다.

 
가학피학적 관계가 한 커플의 이야기에서 잘 드러난다:
부인이 남편에게 "오늘 밤 극장 파티에 레인코트랑 우산을 가져가야 될까요?"라고 물었다. 남편은 "아니,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난 안 가져갈 거야"라고 대답했다. 그날 저녁 극장에서 나올 때 폭우가 쏟아졌다. 친구들은 우산을 가져왔었고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집에 도착했을 때 둘은 완전히 젖어 있었고 부인은 화가 났다. 부인은 남편이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며, 왜 자신이 이런 남편과 계속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엄청나게 쏘아붙였다. 남편은 면담가에게 완전히 무능하다는 부인의 말에 비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부인이 했던 엄청난 비난에 대해 계속 얘기하면서 그는 “저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아무 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어 보여요"라고 말했다.

면담가는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이 피해를 보는 쪽이고 상대방이 가해자 측이라고 생각한다는 점만 다를 뿐 이것은 전형적인 가학피학적인 관계라고 지적해주었다. "맞는 것 같아요"라고 환자는 대답했다. 면담가는 부인이 날씨에 대해 물었을 때 "당신도 알다시피 난 날씨를 잘 예상하지 못해. TV를 틀어서 뭐라고 하는지 보자구. 난 비에 좀 젖는 건 상관없는데, 비가 온다고 한다면 우산을 가져가도록 하지"라는 식으로 가볍게 응할 수는 없었는지 물었다. "죽어도 저는 그렇게 못 할 거에요"라고 환자는 답했다. 이때 환자는 풀이 죽으며 당황한 듯이 보였다. 환자의 무의식적 가학성에 대해 공감적으로 알아줄 적절한 시기였다. 그의 눈빛이 살짝 빛나며 목소리에 미소가 머금어졌을 때 면담가는 "비에 젖은 부인을 봤을 때 어땠어요? 물에 빠진 생쥐 같던가요?"라고 물었다. 환자는 웃음을 터뜨린 뒤 "그녀가 괴로워하는 걸 전 몰래 즐기고 있었나봐요, 지금까지 몰랐는데 말이에요"라고 말했다.
이 사례는 25년간의 이들의 결혼사를 요약해서 보여준다. 부인은 남편이 자신을 보호해주고 돌봐주길 원했으며 자신이 그렇게 가난하고, 의존적이고, 무력하다는 것에 화가 나 있었다. 부인의 가난은 남편에게는 부담이었다. 남편은 자신이 돈을 많이 벌지 못해 신탁자금에 의지해서 생활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 돈 때문에 부인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상당한 돈을 부인의 명의로 넣어두었다. 15년 동안 둘은 성관계가 없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이들 각각은 박탈의 고통을 받으면서 동시에 서로에게 벌을 주고 있었다.
다음 사례는 피학성 환자의 무의식적 자기애성 과대적 소망과 환상이 어떻게 해서 죄책감을 강화시키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한 남자 환자가 자신이 기르던 늙은 강아지가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다며 깊은 슬픔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상담시간에 도착하였다. 수의사는 그가 더 이상 해줄 것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강아지를 마취시키면 죄책감이 들 것이고, 그러지 않더라도 계속 죄책감이 느껴질 것 같다며 어떻게 해야겠냐며 물었다.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한 환자의 두려움을 해석해주면, 옮긴 하지만, 환자는 더욱 괴로워할 것이며 더욱이 환자의 슬픔을 무시하는 꼴이 될 것이다.

치료자는 먼저 그 상황의 안타까움을 공감해주면서 "문제는 강아지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보다, 어떻게 하든 당신이 느끼게 될 죄책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죄책감이 드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해주었다. "예, 그런 기분이 들어요"라고 환자는 답했다. 임상가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일을 옳게 처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슬픔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에게는 한계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면담이 끝날 무렵 환자는 치료자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집으로 가서 강아지를 수의사에게 데리고 갔다. 그는 강아지의 머리를 무릎에 올려놓았고, 수의사는 강아지를 마취시켰다. 이후 그는 그 일에 대해 죄책감이나 의구심이 아닌 사랑과 연민, 친밀감의 경험이었다고 보고하였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어머니께 말씀 드렸을 때 어머니는 "사실, 6개월 전에 안락사를 시켰어야 했다"고 말하시더라 하였다. 이윽고 임상가는 환자의 성격 경향의 부적응적인 측면에 대해 탐색을 하게 된다. 이때에는 적인 요소 또한 있음을 알아주도록 주의해야 한다.
 

적응

한 여대생의 어머니가 "네 졸업식에 우리가 가지 못해도 이해해줬으면 한다. 알겠지? 가는데에만 3시간이나 걸려"라고 말했다. 환자는 “그럼요,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 이후 그녀는 치료자에게 속이 상했었다고 털어놓았고, 치료자는 "어머니께 다시 전화를 걸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솔직히 어머니가 와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매우 기쁠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생각해 보셨나요?"라고 물었다.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가긴 했지만 어머니를 성가시게 하고 싶진 않았다고 환자는 말했다. 환자는 당황스러운 듯 보였다. 이때 임상가는 "어머니도 당신과 같은 문제를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어머니도 자신이 참석하는 것이 당신에겐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시는 것 같네요. 자신이 참석하지 않아도 정말 괜찮은지 당신에게 확인하고 싶으신 것 같군요.

오셔 달라고 끝까지 부탁하지 않은 것에 어머니도 마음이 상하셨을 텐데요"라고 말했다. 환자는 "그건 전혀 생각 못 했네요. 나가서 어머니께 전화를 해야겠어요"라고 대답했다. 환자는 자신의 어머니도 똑같은 문제를 갖고 있으며 누군가가 자신을 원하는 것에 기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는 두 사람 모두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회로, 졸업식에 어머니가 와주지 않는 것에 상처받은 채 화를 억누르게 되면 아직까지 자기 자신과 어머니를 용서하지 못했던 수년간 쌓여온 분노감만 더 키울 뿐이었다. 이후 임상가는 이로 인해 환자가 치료자에게 부담감을 느끼거나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해내지 못했다는 것에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 등에 대해 분석을 해줄 수 있다. 이와 같은 치료 예는 앞으로 환자가 하게 될 "전 어떻게 해야 되죠?"라는 물음에 대한 인지적/정서적 본보기가 된다.
 

2023.10.12 - [임상심리학/이상심리학] - *우울증 이론

*우울증 이론

*우울증 이론 1) 정신분석이론정신분석 이론은 인간의 심리적 문제를 무의식적 동기와 갈등의 문제로 설명하며,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무의식과 갈등으로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정신분석 이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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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와 역전이

TRANSFERENCE AND COUNTERTRANSFERENCE

피학성 환자들의 초기 전이는 매달리고, 의존하고, 확실하게 협조를 하는 것이지만, 나중에 이는 분노와 불합리한 요구로 바뀌게 된다. 이 환자들은 임상가가 좌절을 주었던 대상, 즉 감정적으로 다가갈 수 없었던 부모를 대신하고, 결국 대치물substitute이 되어줄 것을 원한다. 그렇게 되지 않을까봐 두려워하며, 실제로 전이가 좌절되게 되면 이러한 두려움은 확고해진다. 환자의 소망이 충족되게 되면, 이들은 자신을 의존적이고, 의무적이라고 느끼며 자신의 어린아이같은 모습에 창피해하면서 무능감은 더욱 굳어지게 된다. 이들은 자기 가족들과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임상가의 일부가 되어간다는 기분에 화가 나게 된다.


충족을 시켜주게 되면 환자는 자신의 분노가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느끼면서 더욱 더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임상가가 조언이나 지지를 해주지 않으면, 환자들은 좌절감과 사랑받지 못했다는 기분, 무력감, 절망감, 구속감 등을 느낀다. 전이에서 이러한 패러다임이 벌어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해 해석해주기도 전에 임상가는 이미 양쪽 모두에 관여되어버린다는 점이 중요하다.

치료자는 자신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화를 낼 것이 아니라 환자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공감을 갖고 해결해나가야 한다. 피학적인 임상가는 환자가 호전이 없는 것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서 이를 자신이 치료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증거로 받아들인다. 전인에서 환자의 시기심이 의식 위로 떠오르는 것은 치료가 잘 진행되어가고 있음을 뜻한다. "선생님처럼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는 "선생님은 저보다 훨씬 더 좋은 삶을 살고 계세요"와 같은 말이 그러한 예이다.

피학성 환자의 경우에는 역전이의 위험성이 아주 많다. 이 환자들은 자주 부정적인 치료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임상가는 안 좋은 영향을 받아 환자처럼 절망감을 느끼면서, 임상가로 하여금 부족하고 무능하다고 느끼게 만들고 싶어 하는 환자의 적대적이고 가학적인 소망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다.

자기 연민에 잘 빠지는 피학성 환자들의 경향 때문에 치료자는 환자에게 경멸감이 들면서 환자의 진정한 괴로움에 대해 알아주지 못하게 되기 쉽다. 피학성 환자들의 병리는 타인으로부터 가학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며, 이는 임상 상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미묘하고 은밀한 환자의 자극행동에 대해 적개심이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임상가는 계속해서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한 자극행동의 전형적인 예는 제 시간에 치료비를 지불하지 않아 치료자가 수금업자 역할을 하게끔 만들어 돈만 아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되는 경우이다: 환자는 강한 어조로 "선생님은 제 돈에만 관심이 있으신 것 같네요. 제가 아니라요"라고 쏘아붙였다.

임상가가 화가 치미는 것만 잘 다스린다면, 이런 상황은 심리에 대해 탐색할 풍부한 기회를 제공해준다. 피학성 환자들은 부당했던 일들을 모아두는 게 일이다. 임상가는 자신이 환자에게 화가 나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살펴보아야하는데, 예를 들어 빈정대는 말을 하는 것처럼, 적개심을 행동으로 표출하게 되면 환자는 치료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로부터 자신은 부당한 취급을 받는 희생자라는 믿음을 더욱 굳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흔한 역전이 반응으로 환자에게 결정을 내려주거나 그의 잘못을 용서해주는 것과 같은 전능한 부모의 역할을 하려는 반응이 있다. 이러한 점이 전형적으로 드러난 한 예로, 예수회 사제이기도 한 정신과 전공의가 교실 앞에서 한 피학성 환자와 면담을 하고 있었다. 면담을 하면서 그는 가톨릭 신자이던 환자에게 자신은 사제라고 말한 뒤 스스로를 비난하는 환자의 힘든 이야기를 듣고선 그의 죄를 사해주었다. 환자는 곧 기분이 나아졌다. 이를 본 다른 전공의들이 그의 행동에 화를 내었다. 해당 교사는 그 사제 전공의의 마술적 힘에 대해 동료 전공의들이 시기를 하는 것이며 사제 전공의의 이런 조종 행위는 초보 정신과의사로서의 자신에 대한 부적절감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공감적으로 해석해주었다.

역전이가 표현되는 다른 형태로 임상적으로 필요가 없음에도 임상가가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환자의 부정적 반응에 대해 무력감이 느껴져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초보 임상가는 환자에게 착하게 대해주고픈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이에 대해 환자들은 자신은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으며 그에 보답할 수도 없다고 믿기 때문에 더 기분이 나빠진다. 지나친 지지나 격려 또한 이러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방어적 양상에 대해 해석도 해주지 않은 채, 환자에게 스스로를 좀 더 주장하도록 또는 좀 더 적극적으로 경쟁하도록 부추기는 것 또한 환자의 무의식적 분노감을 지나치게 동일시하는 것일 수 있으며 이는 해가 될 수도 있다. 임상가가 환자에게 너무 열심히 대하는 것 또한 환자가 불러일으킨 무력감과 수동적 부적절감을 해결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환자로 인해 느껴지는 부적절감을 잘 이용하면, 임상가가 환자의 부적절감을 공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참 멀었어요"라는 환자의 불평에 굴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환자의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진전이 있었는지를 공감적으로 얘기해주는 것은 상당히 치료적일 수 있다.
 

 

결론 CONCLUSION

피학성 환자에 대한 공식적 질병분류가 결국 변경되긴 하였지만, 이런 환자들은 명백히 존재하며, 이들은 종종 면담가에게 상당한 도전이 된다. 면담가는 공감과 역전이에 대한 자기 분석뿐만 아니라 피학성 성격 구조에 대한 지식들을 사용해야 한다. 환자 성격의 내면을 이해하고 알게 됨으로써, 임상가는 환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자아동질적인 측면이 있음을 이해하여 환자와 라포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성격 경향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탐색할 때마다, 임상가는 그 성격 경향의 긍정적인 요소를 유지하려는 환자의 욕구 또한 지지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환자의 자존감을 보호해줌으로써, 환자는 자기 스스로에게로 향하기 쉬운 자신의 내적 분노를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치료 상황을 또 다른 가학피학적인 관계로 바꿔놓으려 하기 때문에, 피학적 성격은 성공적으로 치료하기 가장 힘든 환자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공감적 태도로 환자에게 현실감을 심어주고 역전이를 가학적이 아닌 건설적인 방식으로 이용하게 되면 치료적 변화가 일어나 환자는 마침내 자기-파괴적인 행동의 끝없는 악순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출처: 임상실제에서의 정신과 면담/Roger A. Mackinnon, M.D.
Robert Michels, M.D./Peter J. Buckley,M.D./ 박성근, 정인과 옮김/ 하나의학사
 
 

2024.06.22 - [임상심리학/이상심리학] - 피학성 환자[임상실제에서의 정신과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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