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책 15분 독서) 1. 자기애성 환자THE (NARCISSISTIC PATIENT)의 임상실제에서의 면담

 

1. 자기애성 환자THE NARCISSISTIC PATIENT

 

 
자기애narcissism는 혼동의 여지가 있는 정신과 용어이다. 원래 이 용어는 프로이트가 나르키소스에 관한 그리스 신황세 그 이름을 따온 것이다. 신화의 내용이 자기애의 병리에 대해 놀라울 정도옥 장확하기 때문에 이것이 우연만을 아니다.

나르키소스는 강의 신 케피소스가 님프 리리오페를 겁탈하여 낳은 아름답게 생긴 청년이다. 리리오페는 한 예언자로부터 자신의 아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한 매우 오랫동안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Robert Graves"에 따르면, 나르키소스가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 "그가 가는 길엔, 남자이건 여자이건, 그를 사랑했다가 비참하게 버림받은 이들로 넘쳐났다; 그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 지독한 자부심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버림받은 이들 중 하나인 님프 에코Echo는 귀로 들은 마지막 음절만 되풀이 할 수 있을 뿐, 더 이상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였다.

이것은 헤라가 내린 형벌 때문이었는데, 남편 제우스가 님프들과 바람을 피우는 동안 에코가 달콤한 이야기로 헤라를 속여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였기 때문이었다. 나르키소스를 사랑하게 된 에코는 숲으로 그를 찾아갔으나 나르키소스가 한 말만 따라할 수밖에 없었다.

"죽어버릴 것 같아, 뭐? 곁에 있어주세요?"라고 나르키소스는 소리쳤다. 에코는 "곁에 있어주세요"라고 나르키소스의 말을 되풀이하며 애원했지만, 나르키소스는 에코를 버렸다. 에코는 비통함에 여위어가 그녀의 목소리만 남게 되었다.

후에, 나르키소스를 사랑했던 한 남자가 그에게 버림을 받자, "자신 혼자만을 사랑하게 해주시되, 그 사랑을 이루지는 못하게 해주십시오"라고 신께 기도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기도를 들은 아르테미스 여신은 나르키소스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과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었고,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나르키소스가 이를 껴안으려할 때마다 그 모습은 흩어져 버렸다. Graves가 말했듯이, "처음엔 자신 앞에 다가선 아름다운 청년을 껴안고 입 맞추려 했지만, 곧 자기 자신임을 알아차렸고, 넋을 잃고 샘 옆에 드러누워 몇 시간이고 바라만보고 있었다.

가지고 있으나 가질 수 없는 것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비통함이 그를 파괴시키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고통을 즐겼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또 다른 자기는 자신에게 여전히 실제임을 알기 때문이다.”에코가 그의 비통함을 함께하였고, 나르키소스가 스스로 가슴을 찔러 죽는 것을 슬퍼하였다.

그의 피에서 꽃이 피어났고, 그 꽃에 나르키소스의 이름이 붙여졌다.
병적 자기애의 많은 요소들이 신화 속에 교묘히 함축되어있다: 초기 심리적 외상과 그로 인한 특권의식의 발달(나르키소스는 신이 겁탈하여 낳은 아들이다): 자기 자신을 잘 모름(대부분의 자기애성 환자들은 자신의 전반적이고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드는 질병에 대해 의식하지 못한다):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하고, 타인의 감정에 대해 무감각함(에코 등 자신이 버렸던 젊은이들을 대했던 방식);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메아리 echo" 쳐주기를 바라는 자기애성 환자들의 소망과 욕구: 자신을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공감을 갖지 않음: 손상된 대상항상성objectconstancy(물에 비춰진 흩어진 자신의 모습); 반사전이mirroring transference(여기서도 다시 한 번, 반사되는 샘물과 자기만을 향한 전적인 사랑);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질 수 없음에 대한 좌절과 분노, 이로 인한 자살.

초기에 프로이트는 자기애를, 나르키소스 신화에서처럼, 자기 자신의 신체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일종의 성도착이라고 생각하였다. 이후에 프로이트는 기본적으로 정신생활이 자기중심적인 시기인 유아기와 어린 아동기에 특징적인 정상 발달 단계를 설명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점차 자기애의 개념은 확대되어, 과대적으로 자신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유형의 성인기 정신병리, 타인의 감정에 대한 무관심,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어떠 한 죄책감도 없이 타인을 착취하는 것 등이 포함되었다.

자기애는 인간심리학에 있어 광범위한 역동적인 주제로서, 정신구조에 필수적이며 전반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개념은 다양한 일련의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다. 자기애는 건강한 인격구조에서부터 병리적인 인격구조까지의 스펙트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건강한 자기애는 기본적인 자존감- 자신은 가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성공의 즐거움을 취하고, 타인에게 인정받은 것에 기쁨을 느끼며, 자신의 성취에 대한 칭찬과 보상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그 성공에 일조한 타인의 역할을 알아주고 함께 나누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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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성 인격장애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진단기준이다. 다른 대부분의 인격장애들과 달리, 증상성 신경증의 경우에서처럼 정신역동 가설로부터 추정되지도 않았고, 정신병의 경우에서 처럼 비정신병적 양상에 대한 기술(記述)에 바탕을 두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비적응적 행동성향에 대한 인격군cluster에 기반을 두지도 않는다.

정신병적이지도 않고, 고전적으로 신경증적이지도 않으며, 전통적인 정신치료에 대개 반응하지 않는, 관찰 가능한 정신병리적 현상학보다는 추론된 정신역동 양상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특히 어려운 일련의 환자군들을 정신분석학자들과 역동적 정신치료가들이 이해하기 위한 노력에서부터 자기애성 인격장애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경계성 인격장애 역시 이와 비슷한 역사를 가졌지만, 정서적 불안정성과 혼란된 대인관계, 인생과정, 그리고 때때로 자율적 자아기능autonomous ego function의 결핍 등의 특징적인 증상군을 보인다는 점에서 경계성 인격장애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데 반해, 자기애성 환자들은 기능이 높고 두드러진 정신병리가 없어 보인다.

이들의 문제는 내면적인 것이며, 자기 자신과 타인을 느끼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들은 고통 받고 있지만, 스스로는 대개 이를 부인하고, 나머지 세상 사람들도 종종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며, 단지 치료자만이 그 문제의 깊이를 알아차릴 뿐이다. 자기애는 뚜렷한 진단체로서라기보다는 정신생활의 주제라는 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자기애는 일부 사람들에서 두드러지긴 하지만, 필연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것이며, 매우 다양한 범위의 정신병리와 연관되어, 상대적으로 건강한 수준에서부터 심각하게 손상된 수준에까지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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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자기애성 병리는 경미한 형태로부터 보다 심각한 형태에 이르기까지의 연속선 위에 있다. 보다 심각한 경우에서는, 과대성과 자기중심성으로 인해 타인의 감정에 무심하게 되며, 환자의 마음속에서 타인이란 단지 만족과 끊임없는 찬사를 제공해주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타인에 대한 이러한 착취 때문에 깊고 애정 어린 관계가 어려워지며, 끊임없이 관심의 중심이 되어야하는 허영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진다. 다른 누군가가 유명한 사람일 때, 경쟁 상황이 실제로 얼마나 비현실적인가와는 상관없이 자기애성 환자들은 속으로 괴로워한다.

예를 들어 심한 자기애성 환자들은 갓 태어난 아기나 결혼식장의 신부, 장례식에서의 고인에 대한 추도사 등에 모아지는 관심에 대해서도 질투심을 느낀다. 병적 자기애는 두 가지 감정상태:과대성과 그 정반대인 공허감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보다 건강하고 잘 적응하고 있어 아직 병리적이지는 않은 자기애성자들은 사회적 기대에 잘 따를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성취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듯이 보이며, 겉으로는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자신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고 특별대우를 바란다는 점이 드러난다.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되더라도 이러한 강렬한 소망은 계속 지속된다. 남몰래 이들은 자신의 성취에 만족감을 결코 느끼지 못하며, 다른 사람의 성공에 질투심으로 괴로워한다.

보다 미묘한 형태의 자기애성자들은 조종하는 사람들로, 타인으로 하여금 무엇이든 이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지 못했을 때 죄책감이 들도록 유도한다. 자기애성자들은 쉽게 상처를 받으며 앙심에 찬 보복으로 대응하는데, 이는 종종 고의적인 비열함으로 표현된다.

한 엄마가 자기"아이의 사소한 잘못으로 남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엄마는 웃으며 그 상황을 부드럽게 잘 넘기듯이 보이지만, 사실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게 몰래 아이를 꼬집는다.

초자아의 병리는 자기애성자에서의 특징이다. 경미한 형태의 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옳은 것"을 판단하도록 하는 초자아를 가졌지만, 이에 대해 특별히 좋은 기분을 느끼지는 않는다. 본질적으로 정신구조의 이러한 측면 - 부모의 가치, 도덕, 윤리적 규율, 예절, 친절 등의 혼합물 - 은 다른 사람들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이상화되지 않는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자기애적인 사람에게는 자기 가치감을 증진시켜주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권력과 찬사에 훨씬 더 몰두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초자아가 아니라 과대적 자기이상grandiose ego ideal을 이상화하고 있다.

크게 성공한 많은 권력자들이 엄청난 부와 권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충분히" 가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애적으로 뿌리 깊은 내적 탐욕 때문이다. 성공하게 되면, 이들은 자신이 이룬 것에 대해 평화로움이나 충만감을 느끼기보다는 특권의식만 커지는 듯하다.

자기애적인 사람들은 노출과 수치심을 피하기 위해 쉽사리 거짓말을 하거나 사람들을 속이려 한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에 대한 DSM-IV-TR의 진단기준(표 5-1)은 이 장애의 좀 더 심한 형태의 요소들을 적절히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임상 실제에서는 보다 경미한 변형체들이 흔하며, 다른 많은 정신과적 장애들과 공존할 수 있다.

자기애적인 사람들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카리스마 있고, 자신감 있으며, 겉으로는 따뜻하고 유쾌해 보인다. 이들은, 임상가를 포함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그들 자신 또한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끼게끔 만드는 능력이 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을 좌절시키거나 반박하지 않는 한 자기애적인 사람들은 우월감과 특별함이라는 자신의 정신 궤도에 타인을 심리적으로 잘 합일시키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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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1.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DSM-IV-TR 진단기준

지나치게 과장된 자존감(공상 또는 행동에서), 칭찬에 대한 욕구, 그리고 감정이입의 결여와 같은 광범위한 양상이 초기 성인기에 시작되어 다양한 상황에서 다음 중 5개(또는 그 이상) 항목으로 나타난다. (1)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된 자존감이 있음(예, 자신의 성취나 재능을 과장함, 뒷받침될 만한 성취가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뛰어남을 인정받고자 함). (2) 끝없는 성공, 권력, 탁월성, 아름다움 또는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공상에 빠진다. (3) 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해서 다른 특별하거나 상류층 사람들(또는 기관)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거나, 그런 사람들(또는 기관)과만 어울려야 한다고 믿는다. (4) 과도한 찬사를 요구한다 (5) 특권의식, 즉 특별대우를 받을 것에 대한 불합리한 기대감이나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특별대우나 복종을 바라는 불합리한 기대감을 가진다. (6) 대인관계가 착취적, 즉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들을 이용한다. (7)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어서 타인들의 감정이나 요구를 인정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8) 자주 타인들을 질투하거나 타인들이 자신을 질투한다고 믿는다. (9) 거만하고 방자한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발췌. 강진령 역, 간편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 DSM-IV-TR, 미국정신의학회 저, 서울: 학지사 : 2008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적이었던 이 사람은 타인의 삶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며, 남들이 자신에 관한 모든 것에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음이 드러난다.DSM-IV 명명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부끄러워하는 은둔한 내적 자기애성자shy or covert inner narcissist라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흔한 유형이 확인되었다(표 5-2). 부끄러워하는 자기애성자들은 무시나 비난에 굉장히 민감하다.

비난이 옳다고 생각되어지는 경우, 이들은 강렬한 수치심과 모멸감으로 반응한다. 자신의 자기애성과 연결되어 있는 어떤 인물 대부분 배우자나 자녀, 또는 심지어 부모 - 이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그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경우에서도 이들은 이와 비슷한 모멸감을 느낀다. 비난과 무시가 부당하게 보이는 경우엔, 이들은 속으로 과장된 복수의 환상과 격렬한 분노감으로 반응한다(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끼어들기를 한 난폭 운전자를 날려버리기 위해 자기 차 앞부분에 50구경짜리 기관총을 달아놓는 상상을 한다).
 

표 5-2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부끄러워하는 은둔형의 진단기준

부끄러워하는 은둔한 자기애성자는 (1) 억제되어있거나 부끄러워하거나 심지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2) 자신보다는 타인에게 더 관심을 두며, 자신이 관심의 중심이 되는 경우 불편해한다. (3) 무시나 비난을 하는지 아니면 칭찬과 아첨을 하는지에 매우 민감하여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듣는다. (4) 무시나 비난에 대해 내적 분노와/또는 강한 수치심, 모멸감, 자기비난으로 반응한다: 아첨에 대해 우월감 및 사람들을 속였다는 기분과 함께 과장된 기쁨으로 반응하면서 그들의 동기를 의심한다. (5) 다른 사람들이 이룬 성공과 공로를 매우 부러워한다. (6) 타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임하지 못한다: 타인에게 적절히 관심어린 반응을 하지 못한다; 추종 받고 싶은 바람 때문에 답장 편지를 보내거나 회답 전화를 걸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소녀가 곁에 있지 않다면, 난 내 곁에 있는 소녀를 사랑하리라"라는 옛 노래 가사에서처럼 끊임없는 만족의 근원을 원한다. (7)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기껏해야 적당한 겉치레 반응을 가장함으로써 계산되어진 지식화된 공감만을 베푼다; 하지만 이런 반응으로는 다른 사람과 마음이 통했다는 기분을 느끼지는 못한다. (8) 현실에서의 성과를 대체하는 보상적인 과대적 환상을 갖고 있다. (9) 결핍감과 부적절감에 대한 반응으로 건강염려증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자신에 대한 몰두는 쉽게 건강 쪽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출처, Gabbard의 논문 내용을 참고함 1989.

 
부끄러워하는 자기애성자들과는 정반대의 형태인 오만한 유형의 자기애성자들은 상대 운전자 뒤를 따라가며 총 쏘는 시늉을 하거나 옆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버리거나 심지어는 길 밖으로 밀어내버리려 하곤 한다. 부끄러워하는 자기애성자들은 주기적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하였을 때에는 최상의 기분을 느낀다. 이런 방식을 통해, 이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의 열등감이나 시기심, 수치심 등과 같은 경쟁적인 기분을 회피하려 한다.


부끄러워하는 자기애성자들은 아는 사람들이 많고 사교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따뜻하지는 않다. 인생의 여러 시기에 있어서 이들에게 친구는 거의 없다(특히 남성의 경우). 그 이유는 이들이 타인에 대해 생각해주기보다는 타인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에 더 많이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자기 아이의 친구 이름을 아는 경우가 드물며 또한 자기 "친구"의 자녀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이렇듯 장기간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은 고립감과 단절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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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대를 잘 알고 있고 적절한 반응법에 대해 잘 배운 까닭에, 이들에게는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은 처음엔 이들이 실제보다 훨씬 더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믿게끔 된다.

이들의 부끄러워하는 무관심 shy aloofness 밑에는 특권의식과 자기 방식대로 하려는 욕구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다른 경우에서, 실제로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특권이 있는지 거의 모르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자기애에 상처를 받음으로써 뿌리 깊은 과대감이 위협받게 될까봐 이들은 새로운 친구관계를 포기해버린다.

이들은 너무나도 쉽게 상처받고 수치심을 느끼며 또는 심지어 상처받았음을 알아주는 것에 조차도 분노를 느껴, 이내 타인으로부터 스스로를 소외시켜 버린다.

오만한 자기애성자 arrogant narcissist와 달리, 부끄러워하는 자기애성자들은 자신의 공감 부족에 대해 애석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거의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타인에 대한 관심부족에 대한 이들의 “죄책감은 강한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어 이들은 이를 감출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해 슬픔을 느끼고 사과하고 다시 정정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성숙한 죄책감과는 대조되는 점이다.

게다가 부끄러워하는 자기애성자들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의 사과를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이들은 자신이 받은 상처를 채점표에 모아두고는 속으로 "너 지금 나한테 빚졌어"라고 생각한다.

이들과 일촌지간인 피학성자들masochist처럼, 상처받은 측의 역할에 흠뻑 빠져 전략적으로 이 입장을 사용하여 사람들로부터 호의를 얻어내거나 아니면 이들을 조종한다.

오만한 자기애성자들과는 대조적으로 부끄러워하는 자기애성자들은 보다 엄격한 양심과 높은 도덕적 규범을 갖고 있으며, 규칙과 윤리, 도덕적 가치에 대해 모순을 보이는 경향이 덜하다.
 


 
출처: 임상실제에서의 면담/Roger A. Mackinnon, M.D.
Robert Michels, M.D./Peter J. Buckley,M.D./ 박성근, 정인과 옮김/ 하나의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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